2006.06.23 문화일보/56년만에 찾은 터키 노병
56년만에 한국 찾은 터키 노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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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금빛 훈장을 단 제복 차림의 사리카야 사딕(76)은 “강원도 철원에 부대가 주둔하고 있을 때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져 바로 눈 앞에서 한 친구가 즉사하고 다른 친구는 다리가 떨어져 나갔다”며 “그 친구들이 바로 여기에 묻혀 있다”고 회한에 젖었 다.
| 사딕은 전쟁 뒤 조국 터키로 돌아가서도 밤마다 총을 잡고 전쟁 터에 나가는 꿈을 꾸며 참혹하게 숨진 친구들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터키 전사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조심스레 살피며 묘역 구석구석을 돌던 또 다른 참전 용사 아흐멧 세즈긴(79)은 “지리적으로 멀지만 한국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친형제 이상의 감정을 느낀다 ”며 “이곳에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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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터키는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1만4936명의 병사를 한국에 파병했다. 이들 중 1005명이 전사했고 462명의 유 해가 현재 유엔기념공원에 안치돼 있다.
할아버지와 함께 한국을 처음 찾았다는 우즈겐(19)군은 “우리 할아버지들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흘린 한국땅을 밟았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며 “월드컵 한국과 스위스전 때는 터키의 형제 나라인 한국을 열렬히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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