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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기념공원과 관련한 신문, 잡지 등의 "언론 보도기사 모음" 입니다.

2020.08.18 오마이뉴스/"K-방역마스크, 네덜란드에서도 감동이었어요"


지난 6월 25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 147구가 한국으로 귀국했다. 이날 70분간의 행사 곳곳에서 눈물이 번졌다. 긴 기다림 끝의 짧은 만남. 그 의미를 재조명했다.[편집자말]
 요안느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
  요안느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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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펙트!"(respect 존경, 존중)

요안느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의 답변은 감탄사였다. 6.25 전쟁 70주년에 참석했던 소감을 묻자 돌아온 반응이다. 이날 6·25 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가 주관한 행사에서 대한민국은 6.25 전쟁 참전국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의 답변에서는 70년 전 참전국을 예우하고 기억하는 대한민국에 대한 존경심도 묻어났다.

"평화(peace)와 대화(dialogue)."

요안느 도너바르트 대사가 이날 행사에서 느꼈다는 핵심 키워드이다. 그는 6.25 전쟁에서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배워야할 교훈도 "평화와 대화의 소중함"이라고 했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정동빌딩에 있는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에서 1시간여 동안 만난 그는 '전쟁의 기록과 기억'의 소중함도 전했다. 그와의 인터뷰 내용을 3개 키워드로 재구성했다.

[키워드 ① 존경심] 70분의 특별한 행사, 3가지 핵심 메시지
 

 지난 6월 25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 147명의 호국영웅이 한국으로 귀국했다.
  지난 6월 25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 147명의 호국영웅이 한국으로 귀국했다.
ⓒ 국가보훈처 박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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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행사는 특별했다. 제가 그곳에 참석한 게 영광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당초 행사가 축소됐지만, 네덜란드 총리와 참전국 대표들도 스크린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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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 UN군 묘지인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 의장이기도 한 요안느 도너바르트 대사는 지난 행사 때 22개국의 6.25 전쟁 참전국을 대표해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평화의 패'를 수여받았다. 그는 인터뷰 도중에 평화의 패를 들어 보이면서 "정말 무겁다"며 "무언가를 녹여 만든 것은 강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화의 패'를 만든 주물은 6.25 전쟁 때 참전했던 22개국의 기억을 한데 합친 것이었다. 미군의 수통, 영국군 참전 배지, 캐나다군 총검집, 프랑스 참전대대 배지, 태국군 반합, 스웨덴 참전 간호사가 사용했던 단추와 놋그릇, 인도군의 들것 손잡이, 이탈리아군 의료용 톱 등이 들어갔다. 여기에 화살머리고지에서 수거한 DMZ 철조망도 한데 녹였다.

그는 "제가 전쟁에 참전한 것은 아니었지만, 참전용사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영광의 패"였다면서 "유엔참전국에 대한 존경의 표시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에게 6.25 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아달라고 했더니 "공군비행기에서 전사자들의 유해가 한구씩 나오면서 70년만에 조국의 품에 안기는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웅장했고 존엄스러웠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300명 탑승객이 비행기 폭파 사고로 사망했을 때 네덜란드 사망자의 유해를 한구씩 옮겼던 과거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70년이 지났는데도, 그분들을 잊지 않고 조국으로 모신 것이기에 큰 의미가 있고, 진심을 다해서 통일을 염원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도 인상 깊었습니다."

요안느 도너바르트 대사가 느낀 행사의 주요 메시지는 존경심이었다. 6.25 참전국을 잊지 않는 대한민국, 6.25 전쟁을 통해 평화와 통일을 배운 대한민국, 마지막으로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전사자들에 대한 극진한 예우였다.

이날 행사의 마지막 순서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122,609명의 전사자를 마지막 한 분까지 끝까지 찾겠다는 국가의 약속을 담은 '122,609 태극기' 배지달기였다. 요안느 도너바르트 대사를 포함한 모든 참석자들은 그 자리에서 배지를 패용했다.

[키워드 ② 기록과 기억] 네덜란드 군인의 딸이 기록한 전쟁의 의미
 

 요안느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
  요안느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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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안느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네덜란드 군인의 유가족이 만든 책을 소개하고 있다.
  요안느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네덜란드 군인의 유가족이 만든 책을 소개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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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6.25 전쟁 때 참전했던 네덜란드 군인의 딸이 쓴 것입니다."

요안느 도너바르트 대사는 인터뷰 도중에 두꺼운 책을 꺼내들었다. 제목은 . 네덜란드군이 고국의 자녀들에게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까지 들어있는 총천연색 책자. 네덜란드어로 씌여진 6.25 전쟁의 기록이었다. 저자는 프랑스와 아펠스, 책 디자인은 그래픽 디자이너인 그의 동생이 맡았다고 한다.

"딸이 참전한 아빠에게서 들은 이야기와 기록이 망라됐습니다. 네덜란드 전투부대는 강원도 횡성에 투입됐는데, '산악지형이어서 어려웠다' '네덜란드에는 산이 없는데, 산을 정복하는 게 쉽지 않았다' '날씨가 너무 춥다' 등의 이야기도 들어있죠. 참전용사가 조국으로 보낸 편지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전쟁 때 한국 민간인들이 겪은 비극적인 삶도 드러나 있죠."

그는 책장에 붙어 있는 종이 주머니처럼 된 공간에서 크리스마스카드도 꺼내보였다.

"참전용사의 딸이 이 크리스마스카드를 보고 책의 집필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당시 한국의 의복을 볼 수 있고, 아이들이 연 날리는 모습도 그려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카드를 보낸 참전용사는 전투에서 사망했다고 합니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가 사망할 때 끼고 있던 반지를 지금도 끼고 있어요."

요안느 도너바르트 대사는 "6.25 전쟁 70주년을 기념해서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한글로 대사관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전했다"면서 "참전용사들이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이분들의 소중한 경험이 잊혀질 수 있었는데, 자녀분의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당시의 감동스러운 이야기를 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참전용사 2명의 유언 "부산 유엔공원에 묻어 달라"
 

 요안느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
  요안느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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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느 도너바르트 대사는 6.25 전쟁을 직접 겪지는 못했지만, 당시 네덜란드 상황을 다음과 같이 기억하고 있었다.

"6.25 전쟁 때 네덜란드는 유엔군으로서는 첫 번째로 회원국들을 향해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네덜란드 군인들은 자원입대했고, 6.25 전쟁은 네덜란드가 참여한 두 번째 세계전쟁이었습니다. 네덜란드도 미국의 도움으로 독립을 했는데, 지금도 우리는 다른 나라들의 자유를 위해 함께 싸우고 있습니다."

그는 "6.25 전쟁 참전용사를 우선시하는 건 아니지만, 네덜란드는 모든 참전용사들을 예우하고 있다"면서 "매년 5월 4일에는 6.25 전쟁 참전비 앞에서 기념행사를 갖고 있고, 전쟁 당시 쓰였던 군복과 메달 등 상징물을 보관하는 작은 박물관이 있는데 매주 목요일 아침에 참전용사들이 만나서 그곳에서 커피도 마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