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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펌]네가지 코드로 본 유엔 기념공원-부산일보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07-01-26 13:54:15
  • 조회6588

네가지 코드로 본 유엔 기념공원 우리 곁 유엔기념공원 "하나하나가 새로워"

△건축=그 집을 알려면 화장실과 현관을 보라고 했던가. 유엔기념공원에는 한국에서 최고로 잘 만든,그런 자부심으로 만든 화장실이 있다. 홍익대 환경개발연구원의 디자인으로 지난해 리모델링했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화장실을 답사한 결과,이곳의 화장실에는 지금 자연 채광이 들어오고,외벽 가득 푸른빛 자연 풍경이 그림처럼 걸려 있다. 들어서면 화장실에 가는 이유가 해소된다. '시원하다.' 화장실이 그 정도이니 유엔기념공원의 건축을 일일이 말해서 뭣하랴. 기념비적인 정문과 추모관은 건축가 김중업이 만들었는데 여전히 기념비적이다. 실상 4만5천 평 유엔기념공원 그 자체가 슬프고 아름다운 하나의 건축이다. 6·25전쟁의 유엔군 전사자 4만895명의 이름을 모두 새긴 추모명비가 올 10월 24일 유엔데이 제막 예정으로 건립 중이다.  

△눈물=얼마 전 팔십 줄의 아일랜드인 이스턴씨가 동생의 묘지를 두 번째로 참배하러 왔다. "이제 마지막인 것 같다"며 그는 동생 곁에서 6시간여를 머물다 갔다. "강한 가족애를 느꼈고,슬펐다"고 이석조 관리처장은 말했다. 호주인 페이지 여사는 스물둘에 죽은(53년) 아들 묘지에 여러 차례 왔다. "모든 병사들에게는 어머니가 있다… 위대한 희생은 어머니에 의해 이뤄진다"는 글귀를 남기고 갔다. '어머니'는 아들을 가슴에 묻었던 어머니의 아픔 눈물 통한을 뜻한다. 지금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2천300여 명 병사들 모두 '어머니'가 있었다. 어떤 경우 아내가 있었는데 세 명의 아내,엘렌(영국) 박봉금(한국) 메리(호주)는 50여년을 앞서간 남편,헤론 홍옥봉 세퍼드의 묘에 2001년,2002년,2005년 각각 합장됐다.  

△침묵=정문을 들어서면 침묵이 느껴진다. 오석(烏石)에 'Resfectful Silence'라고 새겨져 있다. 존경의 뜻을 품은 침묵쯤일까. 오석의 정갈한 검은색과 어울린 붉은 베고니아꽃들의 슬픔,그리고 향나무의 단정함이 필시 숱한 말을 머금고 있는 것만 같다. 정문을 들어서면 있는 조그마한 마당은 검은빛의 숙연한 느낌이고,그 끝에 통천문 같은 문을 지나면 2천300여 주검이 장엄하게 누워 있다. 묘지 사이사이의 벚나무 무궁화나무 철쭉 장미 배롱나무는 저마다 각을 이뤄 전지를 했는데 그 모습은 단조풍으로 엄숙하다. 유엔기념공원 침묵의 최고조는 한국군 무명용사의 묘 4기이다. 이름은 없지만 그들은 죽었다. 50년 9월 경남 창녕과 영산의 전투에서,새파란 20살 전후의 나이에 그들은 이름이 지워진 채로 죽었다….  

△추념=이석조 관리처장은 "80년대까지 참전 용사들이 많이 다녀갔고,요즘에는 고인들의 형제 누이들이 많고,가끔 자식들이 오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특히 터키는 462기를 남겨놓긴 했지만,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남아공 등 영국연방 5개국은 대체로 유해를 거두어가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애초 2천117기 중 1천589기,75%가 아직 남아 있다. '관계의 지속성'을 생각하는 게 영국연방의 스타일이란다. 분명 어떤 '끈'들이 있는데,지난해 유엔기념공원을 찾은 참배객은 29만명(한국인 24만명,외국인 5만명)이었다. 죽어가는 이 백성의 눈물을 씻기 위해 이역만리에 와서 스러진 그들. 참배객들은 또다시 그들의 눈물을 씻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21일,부산종교인평화회의는 23일 참배했다.

최학림기자 theos@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