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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유엔기념공원 자원봉사 소감문쓰기 대회] 동상-이희진/유엔기념공원 봉사를 다녀와서

  • 작성자admin
  • 작성일2018-12-24 14:51:22
  • 조회1085

아래는 '2018 유엔기념공원 자원봉사 소감문 쓰기 대회'에서 동상을 입상한 작품입니다.


유엔기념공원을 다녀와서 - 이희진 (평화지킴이 봉사단)


안녕하세요. 저는 평화지킴이 봉사단입니다.

봉사활동을 한 지는 5년이 되었습니다. 저의 아이가 중학생이 되기 전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평화지킴이 봉사단에 가입을 하게 되었는데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봉사단이라기에 더욱 첫 장소가 기대 되었습니다. 이렇게 아이와 함께 가입한 봉사단에서 첫 봉사 장소가 바로 유엔 기념 공원이었습니다. 저도 남구 대연동에 거주하지만 저에게 유엔 기념 공원은 산책하기 좋은 조용하고 고즈넉한 장소로만 기억되는 곳이라 낯선 장소는 아니었습니다. 또 제가 어릴 때 유엔 기념 공원으로 소풍을 와서 너른 잔디밭에 들어가 뛰어 놀던 기억이 있었던 터라 그때의 기억을 상기하며 오리엔테이션 교육을 들었습니다. 교육을 들을수록 막연히 그냥 시간이나 보내려고 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고, 한국 사람이지만 참으로 관심도 없고 유엔 기념 공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나와 내 아이가 봉사하러 가는 장소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며 다행히 그 시간을 통해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유엔 기념 공원에서의 오리엔테이션 시간은 가족나들이를 하러오는 장소가 아닌 경건한 마음과 자세를 가지고 와야하는 장소임을 알 수 있도록 저와 아이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묘역은 전쟁에 참여한 나라별로 구역이 구분되어 있었고, 제가 관심을 가졌던 장소였던 도은트 수로는 유엔 기념 공원에 안장된 전사자 중 제일 어린 17세의 호주병사의 성을 따서 지은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예전에는 금붕어가 몇 마리나 있나하고 보았다면 지금은 이 수로가 묘역과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사이에 있어서 삶과 죽음 사이의 경계라는 신성한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곳곳에 전시된 조각상의 의미들, 하늘에 펄럭이는 여러 나라의 국기도 볼 수 있었습니다.

호주,캐나다,프랑스,네덜란드,노르웨이,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영국,미국 등의 전사자가 안장되어 있고 참전국은 21개국으로 전투지원국은 16개국이고 의료지원국은 5개국이라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아이와 함께 오전 730분 정문에 도착한 팀원들과 첫발을 디뎠던 그 순간은 지금도 설렘과 미소를 짓게 합니다. 처음 우리에게 주어진 활동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는 잔디밭에 들어가 볼 수 있다는 자긍심 아닌 자긍심에 마음이 들뜨기도 하였답니다. 봄에는 묘비주변이 돋은 잡초를 제거하며 흙이나 다른 이물질이 묻지 않도록 주의하며 호미로 살살 흙을 정리하였습니다. 주변에 심어져 있던 장미나무에서 핀 꽃과 작은 벌레와 나비도 보고, 때론 태양이 떠오르기 전 풀잎이 머금은 이슬에 신발이 젖기도 하였지만 알 수 없는 뿌듯함에 조용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주변을 정리하였습니다. 가을에는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떨어진 낙엽들을 그러모았고 길옆에 가지런하게 핀 코스모스 길도 정리하였습니다.

묘비에 새겨진 전사의 이름과 특히나 눈길을 끌었던 것은 그들의 출생년도와 사망연도의 숫자였습니다. 곱게 놓여있는 장미 한 송이와 한 장의 사진을 보며 그들의 가족이 왔다갔구나 하고 어림짐작을 해보았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들의 시간은 멈춰있구나 하는 먹먹함을 가슴깊이 새겨 넣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타국으로 보내는 부모의 심정을 과연 제가 헤아릴 수 있을까요.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평화가 깃든 땅, 유엔 기념 공원 봉사 경험은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먼 훗날 제 아이가 어른이 되어 이곳을 기억할 때 자신의 아이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중학교 1, 고등학교 1년 두 해의 봉사를 할 수 있었던 2년이라는 시간은 저에게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의 장소가 되었고, 나눌 이야기가 많은 장소가 되었습니다. 지금 내가 누릴 수 있는 이 평화야말로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세계 각국의 참전용사들과 그들 가족의 희생덕분으로 얻을 수 있었던 값진 평화이며 또한 이 평화는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주어야할 유산임이 분명합니다.


관리자 답변

2021-05-11 11:00:59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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