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정보마당

평화와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인들 누구나
유엔참전용사의 희생에 감사하고 추모할 수 있습니다.

UN나눔게시판

참배객 여러분의 의견 교환의 장입니다.
단, 타인을 근거없이 비방하거나, 욕설, 음란성, 장난성 게시물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2018 유엔기념공원 자원봉사 소감문쓰기 대회] 동상-노동우/감사는 감사를 낳는다

  • 작성자admin
  • 작성일2018-12-24 14:53:10
  • 조회1235

아래는 '2018 유엔기념공원 자원봉사 소감문쓰기 대회'에서 동상을 입상한 작품입니다.


감사는 감사를 낳는다?! - 노동우 (UN평화봉사단)

                                                                      

고요 속에 외침이랄까? 정적을 깨며 울려 퍼지는 소리에 모두들 하던 일을 멈추고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바라본다. 우리나라의 국기를 포함한 22개국 국기들이 게양된 상징구역에서 위병들의 절도 있는 행동과 함께 유엔기가 게양되는 순간이다.

게양식이 끝나면 우리의 1시간 봉사활동도 마친다. 처음 봉사를 하게 되면서 한동안은 이 시간 이 소리가 빨리 들려오기를 간절히 바랐다. 사실 1시간이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리를 쪼그리고 앉아 잡초를 제거하기란 여간 힘듦이 아니다. 하지만 한해, 두해 나의 키도 커지면서 생각도 커지고 어느 순간 요령이라는 것도 생겼다. 대신 무릎이 조금 고생을 한다.

언제부터였을까? 단순히 빨리 마치기 위함의 간절히 바라던 시간, 순간이 이제는 특별한 시간, 순간이 되었다.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봉사활동이 일종의 의식처럼 왠지 모를 뿌듯함과 보람이랄까? 참배객들은 일부러 게양식을 보러오기도 한다고 전해 들었다. 어떤 이들은 우연히 보고 흡족해 한다. 그러함을 우리는 열심히 봉사활동을 한 후 마치 선물 받듯이 자연스레 본다. 우리봉사단만이 누리는 특권 같아 그곳을 향해 바라보는 시간, 순간이 좋고 기다려진다.

두해 전 66일 현충일 우리는 전우 진..라는 국방티비 프로그램에서 우리봉사단의 봉사활동을 소개하기 위해 촬영을 했었다. 그때 나는 엄마와 함께 인터뷰를 했다.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엄마에게 이끌려서 왔다고 대답을 하였다. 13살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내가 벌써 수로의 이름으로 명명된 최연소 참전 전사자이신 제임스 도은트 님의 17세 나이보다 1살 더 많은 18세가 되었다.

도은트 수로에 물고기는 내가 봉사단이 된 이듬해 방류를 했었다. 그때의 그 물고기는 아니겠지만 늘 지나칠 때마다 애착이 가는 곳이다.

녹지구역 한구석엔 처음으로 삽질이라는 것을 하며 철쭉을 심기도 했고 주묘역에서 처음으로 호미를 잡고 잡초라는 것을 배우며 제거를 했었다. 상징구역에선 동판도 닦고 색깔이 아주 화려하고 예쁘지만 지저분해서 비를 이용해 낙엽도 제거하는 등

유엔기념공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처음 경험하고 배운 것들이 너무나 많다.

, 여름, 가을, 겨울 1년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날씨에 따라 여건상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곤 한 달에 한번은 각종 도구들을 사용하며 유엔기념공원의 곳곳을 다닌다.

왜 추모관에서 교육을 받고 뭐그리 지킬 것이 많은지 제대로 의미도 모른 채, 또 이곳만 오면 무섭게 돌변하시는지 엄마의 모습에 의아해만 하던 무지한 나는 이제야 2300여분의 희생이 고스란히 묻힌 성스러운 곳임을, 그러기에 교육을 받아야하고 지켜야 하는 것을 안다. 너무나 예쁜 꽃들과 아름답게 잘 가꾸어진 나무들이 정원처럼, 이름처럼 공원으로 보여 지지만 평화수호를 위해 자신들을 아낌없이 내어준 분들이 잠들어 계신 말 그대로 묘지이다. 어찌 묘지에서 웃고 떠들고 놀 수 있겠는가!!

주묘역 동판 옆 잡초를 제거 할 때면 이따금씩 흰 국화가 꽂힌 것을 보게 된다. 이곳 안장자의 전사일 이다. 동판에 새겨진 나이를 보면 역시나 너무나 젊은 나이다.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고작 동판 한번 흙먼지라도 닦아보고 마음속의 헌화가 다이다. 예전엔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이제는 다시 한번 보게 된다.

유엔기념공원과 학교가 가까이 위치해 있기에 자연스레 한번 씩 평화공원 등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그저 평화롭기만 하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와 평화는 68년전 6.25전쟁에서 유엔군으로 참전한 참전 용사분들의 희생이 바탕이 되어 누리는 것임을 우리는 늘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

지난 가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터키편”(10.11방영)에 유엔기념공원으로 터키친구들이 방문하였다. 우리나라를 오기 전부터 이곳에 꼭 방문하고 싶다고 했었다. 예복을 차려입고 엄숙한 마음으로 터키군 묘역이 있는 곳을 둘러보며 슬퍼하고 추모를 했다. 그리고 잘 가꾸어진 공원을 보며 감사하다고 했다. 우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또 국가의 성장을 이루고 잘 보존함에 감사하다고 했다. 사실 공원주변으로 갈수록 고층 건물들과 유흥시설들이 늘어나 아쉬운 마음이 든다.

감사는 감사를 낳는다고 했던가?

우리가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방법으로 세계유일의 장소인 유엔기념공원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우리가 하는 것에 감사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방송을 보면서 감동과 함께 지난날 나의 어리석은 모습들이 떠올라 부끄러웠다. 내가 봉사하는 곳이 얼마나 특별한 곳인지, 내가 비록 잡초를 제거하지만 아무런 잡초가 아님을.. 그리고 유엔기념공원이 가까이 있음에 감사해 한다. 방송을 보면서 우리나라 사람인 진행자들이 유엔기념공원을 몰라하는 걸 보고 놀랐었다. 어찌 이런 일이... 어쩌면 진행자처럼 모르는 것이 당연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는 가까이 있기에 아는 것이다.

유엔기념공원에 잠들어계신 참전용사분들에게 감사하고 가까이 있음에 감사하고 이곳에서 봉사활동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