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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유엔기념공원 자원봉사 소감문쓰기 대회] 입선-김미송/10:00AM

  • 작성자admin
  • 작성일2018-12-22 14:59:27
  • 조회1193

아래는 '2018 유엔기념공원 자원봉사 소감문쓰기 대회'에서 입선을 입상한 작품입니다.


10:00AM - 김미송(UN평화봉사단)


나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유엔평화봉사단의 단원입니다. 어느덧, 4년째 이어오고 있는 이 봉사단체는 나의 자부심이자 애국심의 초석을 다지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음을 먼저 간단하게 전하고 싶습니다. 유엔평화봉사단에서는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한 달에 한 번 보호자를 동반한 가족봉사가 매달 셋째 주에 있고, 주로 봄여름엔 나무 심기와 잡초 뽑기, 흙 공 만들어 개천 살리기, 가을 겨울이면 낙엽 쓸기 같은 봉사를 주로 하고 있으며 일 년에 두세 번은 대내외적으로 큰 나눔 바자회와 호국보훈용사의 집에서 참전용사이셨던 어르신들의 대인 봉사도 꾸준하게 해오고 있습니다.

먼저 유엔평화봉사단은 시간 엄수를 가장 중요시합니다. 단원들의 지각은 절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됩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낯설어 힘들기도 했고 봉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여서, 숨소리마저도 소음이 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호미질과 비질이 그토록 경건한 일인가 하겠지만 여기 유엔 기념공원에서는 작은 움직임 하나까지도 조심스럽고 신중해야 합니다. 딱히 그래야 한다고 주의사항이 있는 것도 아닌데 봉사를 하게 되면서 저절로 생겨나는 감정이라고 말해두고 싶습니다. 자주하는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수천 개의 비석을 닦고 그 주위에 삐죽이 엉킨 잡초들을 호미로 흙을 뒤집어 제거하는 일들이었는데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비탈진 묘비 앞에 다리를 쭈그리고 앉아 머리를 아래로 떨구고 작업을 하다 보니 처음에는 다리가 저리고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아 그 자리에 주저앉을 때도 많았습니다. 비석 양 옆으로는 키 작은 장미가 심어져 있는데 뾰족한 가시 줄기 사이에 자라난 잡초는 뿌리가 깊고 질기며 위험해서 손힘만으로는 잘 뽑히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더운 날에는 잡초와의 전쟁을 하는 셈입니다. 결국에는 쪼그려 앉는 대신 비석 앞에 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하는 게 옳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비석을 닦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그러면서 저는 감사와 겸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오전 10! 유엔기 게양식을 하는 시각입니다. 모든 단원이 하던 일을 일제히 멈추고 유엔기와 각국 참전 국가들의 국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얹습니다. 학교 전체 조례 때에도 국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얹기도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행위가 남다른 감동을 주곤 합니다. 저는 이 순간에 가장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 이게 애국심이라는 건가 ?’ 라는 생각이 떠오르곤 합니다. 작업이 힘들었다고 숨을 고르고 땀을 훔쳐내는 것도 얼마나 사치스러운 일인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수도 없이 많은 봉사가 각기 다른 모양과 방식으로 나눔과 배움을 실천하고 있지만 저에게 있어 유엔평화봉사단은 오전 10시와 같습니다. 새롭게 시작하고 무엇이든 해 나갈 수 있는 이른 시간! 유엔평화봉사단은 꼭 오전 10시와 닮은 봉사입니다. 한결같은 이 마음으로 저기 낯선 땅에 잠들어 계신 분들이 섭섭하지 않도록 나의 나눔과 배움으로 맡은바 책임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