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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유엔기념공원 자원봉사 소감문쓰기 대회] 입선-김혜령/미안함,, 감사함..

  • 작성자admin
  • 작성일2018-12-22 13:49:52
  • 조회1095

아래는 '2018 유엔기념공원 자원봉사 소감문쓰기 대회'에서 입선을 입상한 작품입니다.


미안함.. 감사함... - 김혜령(평화지킴이 봉사단)


유엔기념공원...

어릴 적 나의 기억 속 이곳은 유엔묘지였다.

어렴풋이 학교에서 단체로 와서 6.25 전쟁때 파병와서 돌아가신 분들이 묻힌 곳이라는 설명을 듣고,

묵념으로 애도를 표하고 갔던 곳이라는...

여기까지가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의 끝이었다.

결혼을 하고 대연동에 터를 잡고, 그때만 해도 크게 관심이 있진 않았다.

아이가 생겨 태교삼아 산책하며, 천천히 돌아보던 그때도, 정의로운 분들이 이곳에 계셔서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 놓고 관리하던 곳 쯤으로 알았다.

아이가 태어나서 함께 거닐고 아이 친구들과 잔디밭에서 뛰어놀던 곳이

이제는 "유엔기념공원"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엔에서 지정한 추모기념공원이라고 한다.

몇년전부터는 "TURN TOWARD BUSAN" 이라는 유엔 참전용사 추모행사도 하는 곳이 되었다.

이런 기념적인 공원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다는 것도 뿌듯하다.

새롭게 조금씩 이곳을 알아갈때쯤 들어간 평화지킴이에서 아이와 함께 첫 봉사를 시작한 곳이 이곳이 될 줄이야!!

20162월말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면서 영상물을 보고, 기념관을 둘러보고, 돌아가신 분들께 묵념을 하는데,

이제껏 느껴보지 못했던 미안함과 고마움이 문득 밀려왔다.

내가 엄마가, 아내가 되어서였을까?

겨우 우리 아들만한 나이에 머나먼 나라에 와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 싸우다 가신 그분들과

아들을, 남편을 머나먼 타국에 보내놓고 그저 건강하게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을 엄마, 부인들을

떠올려보니 나라면 어땠을까? 맘이 너무 아리고 그리움에 사무쳐서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했을 것 같았다.

오리엔테이션에서 지켜야 할 내용들을 알고나니,

지난날 아무런 생각없이 반바지 입고, 슬리퍼 신고 여기를 드나들던 내 모습이 많이 미안하고 죄송스러웠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35일 첫 봉사를 가게 되었다.

아이와 처음으로 함께하는 봉사라 설레기도 하였고, 여기에 계신 분들의 위엄에 떨리기도 하였고,

혹시나 풀을 뽑다 주변을 해하게 할까 조심스러웠다.

쪼그리고 앉아서 풀을 뽑고, 허리를 굽혀 낙엽을 줍고 나면 다리며 허리가 아픈 날도 있어서

가끔은 "아이고, 힘들어라~~"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내 손이 보배"라고 하신 할머니 말씀처럼 깨끗하게 다듬어진 주변을 보면 뿌듯했다.

처음의 떨림이나 설레임이 매번 갈때마다 무색해지진 않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여유도 가지게 되었다.

이른 아침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는 그 시간에 먼저 들어와서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음이 감사하고,

풀을 뽑으며 묘비 주변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닦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 감사하며,

아름답고 훌륭하신 분들이 잠들어 있는 이 곳을

나의 자그마한 관심과 손길로 다듬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셨음에 감사드리며,

사춘기 아들과 1시간이라는 짦은 시간이지만,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 주제를 주셨음에 감사하게 되었다.

엄마의 마음과 아들의 마음이 같았을까? 글을 쓰다보니 잠시 아들의 마음도 궁금해지긴 한다.

"이렇게 뽑아야지, 이렇게 닦아야지" 했던 말들을 잔소리쯤으로 듣고 있진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2년동안 아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장병들에게 죄송스럽지만,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