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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유엔기념공원 자원봉사 소감문쓰기 대회] 입선-김진아/엄마품

  • 작성자admin
  • 작성일2018-12-22 13:51:39
  • 조회1092

아래는 '2018 유엔기념공원 자원봉사 소감문쓰기 대회'에서 입선을 입상한 작품입니다.


엄마품 - 김진아(평화지킴이 봉사단)


애들아, 빨리 일어나! 늦었다. 늦었어~”

부스스 눈 비비며 일어나는 아이들은 물 한 모금 마시고 봉사단체 조끼와 호미, 면장갑을 챙겨 집을 나선다.

한 달에 한번, 토요일 오전 7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유엔기념공원 내 환경정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남매 쌍둥이고,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가족은 평화지킴이봉사단체에 가입되어 올해 그리고 재작년 이렇게 2년째 유엔기념공원에서 자원봉사 중이다.

주말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 봉사활동을 하기 싫어할 법도 한데, 아이들은 투정도 부리지 않고, 참 잘 해오고 있다.

나도 역시 워킹맘이라 주말에 늘어지게 늦잠도 자고 싶지만, 유엔기념공원에서 하는 봉사활동은 참 좋다.

내가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른 아침에 나무, , , 햇살, 바람, 그늘, 이슬 등 자연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좋다. 거기다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변화 모습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꽁꽁 얼었던 추운 겨울이 서서히 녹을 때 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피어나는 매화꽃에서 봄기운을 느낀다. 예쁜 꽃밭 주변으로 하나, 둘 자라기 시작하는 잡초를 뽑고, 흙을 일궈놓고, 묘비를 닦는다. 예쁘게 활짝 피어있는 벚나무 길을 걷다보면 바람에 흩날리는 꽃눈을 맞는다.

민주야, 이 길 너무 예쁘지? 엄마랑 여기서 사진 한 장 찍고 가자~” 딸과 따뜻한 대화와 사랑도 전한다.

여름에는 장미, 철쭉, 야생화가 만발해 예쁜 꽃길과 꽃내음이 있고, 그 사이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제거하다 가시에 찔리기도 하지만, 주변 정리 후 예쁜 꽃이 주인공이 되어 들어나면 보람도 느낀다. 한 여름에는 이른 아침이라도 따가운 햇살 덕에 송글송글, 주루룩 흐르는 땀을 큰 그루터기 나무 아래서 식히기도 한다.

함께 봉사하는 엄마들과 또래 아이들의 땀을 식혀주던 큰 나무들은 갈색으로 색을 바꿔 입었고, 또 다음에 갔더니 갈색 잎은 모두 벗어 버리고, 큰 나무 주변은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낙엽 끌게, 빗자루를 동원해서 수북히 쌓여있는 나뭇잎을 깨끗이 정리하고 나니, 어질러져있는 아이 방을 깨끗이 청소한 기분처럼 상쾌하다.

유엔기념공원의 겨울 분위기는 특별한 것은 없다. 정리가 잘 되어있는 정갈한 나무, 가로수길, 따뜻한 햇살이 내리는 묘비, 기념비, 기념 건물들. 어찌보면 여기서는 겨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것 같기도 하다. 봉사자들의 두툼한 패딩 점퍼에서 겨울을 느끼는 것 같다.

유엔기념공원이 바깥이지만 입구에 들어서면 엄마 품같이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받는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집에서 미처 나누지 못했던 학교생활 이야기, 봉사 현장에서 느껴지는 감정들 그리고, 요즘 갖고 있는 생각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늘 개운하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

더불어, 온 세계인이 방문하는 유엔기념공원 환경 정리에 작은 힘, 적은 시간이지만 보탬이 될 수 있어서 뿌듯함과 자랑스러움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