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11-28 13:27
통역봉사의 보람(박일호-메일접수)
 글쓴이 : admin
제목 통역봉사의 보람(박일호-메일접수)
이름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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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봉사단체 통역봉사의 보람(박일호-메일접수)
구분 일반 / 72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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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로 접수된 작품입니다.



박일호-일반(SEST봉사단, 72세)


제목: 유엔기념공원 통역봉사의 보람

 

오늘 출근하려 집을 나설 때 마당에 감나무를 보니 직박구리 한 마리가 홍시를 쪼아 먹고 있었다. 계절은 어느듯 만추를 지나 겨울의 문턱에 성큼 다가선듯하다. 생명의 마지막 흔적은 나뭇가지위에서 단풍이 되었다가 이제 시들어 가고 있는 것인가. 겨울은 자연의 땅이라는 케이크 위에 듬뿍 발린 얼음 크림처럼 찾아오는가 보다. 매주 목요일 UN 기념공원의 기념관에서 통역봉사 활동을 즐거운 마음으로 해 오고 있다. 오늘 기념공원에 들어서면서 늘 느끼지만 잘 정돈된 정원, 쾌적한 환경과 한국전쟁 참전국의 국기들을 볼 수 있어 기분이 좋다.

나는 통역봉사를 위해 기념관에 도착하면, 내 평생에 하루뿐인 오늘에 먼저 감사했다. 우리는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엄한 생명을 가지고 단 한번뿐인 삶을 살고 있다. 산다는 것은 아름답고 그 자체로 고귀한 것이다. 오늘은 조금 일찍 집에 도착하여 그동안 재미있고 보람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보았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지난 201796. 25 전쟁 당시 UN군이었던 네덜란드 참전용사 유해 안장식이 UN기념공원에서 있었다. 유족대표인 네덜란드 대사는 추도사에서 한국은 그에게 고향과 같은 곳이라고 했다.. 전우들이 잠든 땅에서 함께 평화를 누리시길 빕니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할 때, 가야금으로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유족들, UN기념공원 관련 직원들과 통역봉사를 하는 우리도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20187월 위트컴(Richard S. Whitcomb)장군 추모식이 위트컴 희망재단 주최로 유엔기념공원 추모관에서 있었다. 유엔기념공원 안장자들 중 최고의 계급인 위터컴 준장은 한국전쟁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사랑한 업적과 특히 부산을 위한 은혜를 다시 기억하고 감사하며 추모식에 관람했다.

2018년 크리스마스 전에 캠벨에이시아 초등학생이 그녀의 가족과 함께 6.25 참전국 22개와 한국 123개의 LED 양초를 준비했다. 그 소녀 가족은 네델란드의 추모의식에서 힌트를 얻어 유엔군의 숭고한 희생이 오래 기억되길 바라며 크리스마스 날 유엔기념공원에서 촛불을 밝혀서 화제가 됐다.

20192월 영국군 참전용사 고 윌리엄 스피크먼의 유해가 유엔공원에 안장되었다. 안장식에는 유가족과 주한영국대사, 유엔부사령관, 국가보훈처 차장, 한국인 참전용사 등이 참석하셨다. 지난해 항년 90 세로 별세한 그는 한국전쟁 당시 여러 전투에서 공을 세웠다. 영연방 최고 무공훈장인 빅토리아십자훈장을 받았고 한국정부 최고 무공훈장(태극)을 받았다. 한국전쟁에 공을 세워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받은 영국군 참전용사 4명중 3명이 유엔기념공원에서 영면에 들게 되었다.

이따금 있는 일이지만, 며칠 전에도 미국인 부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오셔서 통역봉사를 하는 중에 부인의 선친이 6. 25전쟁에 참전했다며 이름을 거명했다. 확인 후 사무실에 가서 홍보과장님께 소개하고 기념품을 받아 가면서 즐거워했다.

엇 그제는 미국인들과 터키인들이 관광차 여행을 와서 안내 차 같이 온 우리나라 목사님 두 분, 영어교사 두 분과 더불어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토론의 주제는 우리나라 6.25 당시 UN 군 각국의 젊은이들이 한국이 어디 위치하는지, 어떤 나라인지도 모르면서 목숨을 걸고 참전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질문의 답으로 미국인들은 그것은 세계 평화를 위해서다. 공산국가를 증오하고 싫다. 터키인들은 침략은 용서 못한다. 등 여러 가지 답변이 나왔다. 결론은 비슷하고 유사한 답이지만 자유였다. , 당시 선진국의 젊은이들은 무엇보다도 우리 선조들이 수천 년에 걸쳐서 피, , 눈물로 쟁취한 소중한 자유를 박탈하려는 침략군 무리는 결코 용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 역시 그들의 희생에 감사하며 동의했다.

지난 1111일은 턴 투워드 부산’( Turn Toward Busan)의 날이였다. 1111일 오전 11시에 맞춰 1분간 세계가 하나 되어 지구촌 곳곳에서 부산을 향해 묵념을 하게 되는데, 부산에 유엔기념공원이 있기 때문이다. 참전용사들이 묻힌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생각하면서 평화의 소중함을 기리자는 것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캐나다 인 빈세트 커니트씨의 제안으로 턴 투워드 부산행사가 2007년 시작됐다. 올해는 부산시가 참전용사를 기리는 부산 유엔위크(Busan UN Week)'를 처음으로 지정하는 등 턴 투워드 부산행사의 규모가 확 키워저 눈길을 끌었다. 지난 몇 해를 통역봉사를 하면서 흥미 있고 보람 있었던 일을 상기하며 느낀 점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서 보람차고 즐거웠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아울러 이 곳에 영면하신 모든 분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보내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