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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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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복수의 감정을 거두고

  • 작성자이석조
  • 작성일2007-05-14 16:10:52
  • 조회3733


오늘 아침 70 객의 미국인 노 부부가 이곳 유엔기념공원에 참배하러
왔다가 내 방에 들렀다. 그는 6살 위의 형님이 한국전에서 1952년
전사하였는데 자신은 형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부모의 반대를 무릎쓰고
군에 입대해서 1954년부터 1년여 동안 한국에서 교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고 했다. 젊은 혈기에 북한군인들을 적으로 알고 형님의 원수를
갚겠다는 일념으로. 그 후 그런 혈기의 감정은 사그러졌지만 아직도
북한에 대한 나쁜 인상은 그대로 있다고 했다.

53년의 세월이 지나 이곳 한국에 다시 와서 보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한국의 현란한 발전에 대해 감개무량하고 또 추모명비에
새겨진 형님의 이름을 보니 마치 죽은 형을 대하는 듯하여 목이 메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정성껏 한국전 전사자들을 잘 가꾸어 준
한국인들과 한국정부에 대해 감사한다고.

그는 추모명비에 형의 이름이 새겨진 부분을 복사해서 가져가면서
액자를 만들어 모셔 놓아야 되겠다고 했다. 그래서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추모명비와 같은 돌로 만든 기념품의 샘플을 주었더니 눈시울을
적셨다. 53년만에 한국 땅을 처음 밟으면서 느꼈던 그 원한의 감정은
봄 눈 녹듯이 사라지고 이제는 한국과 한국인들에게 대한 감사와 사랑만을
간직한 채 편안히 살다가 눈을 감을 수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런 하루는 일의 보람을 느끼게 하고 번뇌와 피로를 잊게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