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름은 여전히 찰리
- 작성자노재순
- 작성일2026-08-03 07:25:49
- 조회131
그대 이름은 여전히 찰리*
여미지 못한 생의 이름으로
다시 그대 앞에 섰습니다
하늘과 하늘이 만나는 먼 이국의 가을날
당신의 언 발에 입 맞추며
나는 못다 한 사랑을 꿈꾸어요
우리가 결혼한 지 7년째 그날 아침
잠깐의 이별은 한 생을 건너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빠를 배웅하며 손 흔들던
3살 앤시아의 재롱이 보이시나요
당신의 가슴에서 뛰는
내 작은 심장 소리 들리시나요
너무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낯선 나라의 전쟁터에서 보내준 마지막 편지
그 주소 하나 들고 여기까지 오는데
전생이 저물고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영원을 꿈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물지 못한 지구별에 아프게 반짝이는
그대 이름은 찰스 그린
내 이름도 여전히 올윈 그린
* 올윈 그린이 13년 동안 쓴 회고록
6.25 전쟁에서 30살에 전사한 호주의 찰스 그린 중령과 96세에 사망한 올윈 그린은
2023년 5월 21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합장되었다.
올원 그린 여사님
당신의 한 생애를 기억하며 감히 시를 올립니다.
어린 딸과 행복했을 당신의 그 잃어버린 시간속에
진 빚으로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낯선 나라의 전쟁에서 전사한 남편을 찾아
전 생을 보내야 했던 그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런지요.
한 세기를 보내며 살았던 모국을 떠나
낯설고 먼 이국의 하늘 아래서 다시 만난 남편,
얼마나 기적같은 순간일까요?
부디 두분의 못 다한 사랑을 채워가기를 기도합니다.
그 곳에는 전쟁도 이별도 없으니까요
딸 엔시아도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자랑스러운 두 분의 이름을 잊지않겠습니다.
같은 동족끼리 끔찍했던 6.25전쟁
조국도 가족도 개인의 꿈도 다 내려놓고 달려온 찰스 그린 중령님
대한민국을 지켜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 누리는 우리의 모든 일상의 행복이
참전 용사와 가족들의 희생이었음을 기억하겠습니다.
가슴 깊이 세기겠습니다.
진심으로 고맙고 고맙습니다.
부디 편안하게 영면 하시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