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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유엔기념공원과 관련한 신문, 잡지 등의 "언론 보도기사 모음" 입니다.

2006.09.26 국제신문/"유엔공원은 산책코스가 아닙니다"

"유엔공원은 산책코스가 아닙니다"
인근 주민들 운동복 차림 입장
아침마다 출입구서 복장 마찰

"최소한의 예의 지켜줬으면…"
 
지난 24일 오전 9시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공원 개장시간. 출입구에서 관리원과 인근 주민이 실랑이를 벌였다. 아래 위로 운동복을 차려입고 손에는 장갑, 맵시나는 창모자에 얼굴 가리개까지 착용한 주민은 "왜 못들어가냐"고 목청을 돋웠다. 이에 관리원도 "여기가 운동하는 곳이냐"고 맞섰다. 
 
4만4000여 평의 유엔공원 은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호주 터키 영국 프랑스 등 11개국 2300여 명의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성지(聖地)다. 서울 동작구 국립 현충원이나 대전 국립묘지에 비견될 만한 곳이다.  
 
하지만 APEC 정상회의를 치르며 새롭게 조성된 평화공원과 수목원이 인근에 위치하면서 주민들에게 유엔공원 은 공원 내지 하나의 산책코스로 인식돼 공원 측과 복장 문제로 아침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990년대 유엔공원 은 엄격하게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해 왔다. 참배 목적의 입장객들을 제외하곤 유치원생 및 학생들의 견학을 금지했다. 이후 이런 통제가 조금씩 풀렸지만 지난해 APEC 이후 공원이 들어서며 인근 주민들에게 참배보다 산책의 공간이라는 인식이 커졌다.
 
유엔공원 한 출입구 관리원은 "구체적으로 '단정한 복장'에 대한 규정이 없어 상식적인 판단에서 참배객들의 복장을 통제하고 있다"며 "운동 목적으로 들어오는 주민들을 통제하고 있지만 강력하게 항의하는 경우도 있어 언쟁을 벌일 때도 있다"고 말했다. 봄이면 쑥을 캐는 '위장' 참배객들과 숨바꼭질을 하고 지난 여름엔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참배객들이 많아 유엔공원 측을 당혹케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유엔공원 의 상위협의기구인 11개국 국제관리위원회에 네덜란드 측 실무자가 유엔공원 을 드나드는 운동복 차림의 참배객들 사진을 찍어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유엔공원 측에 따르면 지난 봄과 여름엔 한 사진동호회에서 모델을 동원해 수영복 사진을 찍다가 제지를 당했고, 잘 관리된 잔디밭에 들어가 코스프레(만화나 게임의 주인공을 모방)를 연출하다 역시 공원 밖으로 쫓겨나기도 했다.
 
유엔공원 관계자는 "1959년 우리나라는 유엔공원 부지를 유엔에 영구기증해 엄밀히 말해 이곳은 우리 땅이 아닐 뿐더러 국립묘지에 운동복 차림으로 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 유엔공원 이 어떤 곳인지 한번쯤 생각해보고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선호 기자 wink23@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