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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유엔기념공원과 관련한 신문, 잡지 등의 "언론 보도기사 모음" 입니다.

2007.05.07 부산일보/부산 찾은 터키 사진작가 아리프 아스치 씨

자갈치 찾아 온 '마지막 캬라반'
부산 찾은 터키 사진작가 아리프 아스치 씨


 
아리프 아스치(49·Arif Asci)씨가 지난 4일 부산에 왔다. 부산에 사흘간 머물면서 자갈치 시장과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하고 부산의 모습을 렌즈에 담았다. 그는 터키의 사진작가다.
아스치 씨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1996년 6월부터 1년 6개월간 실크로드 답사에 나섰을 때였다. 당시 그는 터키 사진 작가 2명,미국 방송작가 1명과 함께 낙타 10마리를 끌고 길을 나섰다.
중국 시안에서 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이란 등을 거쳐 터키 이스탄불까지 1만2천㎞를 걸었다. 사전 준비에만 2년이 소요된 대장정이었다. 세계 20개국의 TV가 이들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15개국의 잡지에도 소개됐다.

당시의 경험은 사진에세이집 '실크로드의 마지막 캬라반(원제 The last caravan on the silk road)'에 실렸다.
아스치 씨는 "일본,중국과는 또 다른 동양적 색채를 가지고 있는 한국을 주제로 한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방한 기간 중 서울 호암아트홀 등지에서 오는 7월 1일부터 한·터 수교 50주년 기념 사진전을 열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하다.
많은 터키인들이 그렇듯 아스치 씨에게도 한국은 낯선 나라가 아니다. "40년 전 삼촌이 제게 낯선 얘기를 해 주며 빛 바랜 흑백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젊은 병사 세명이 안개 자욱한 산을 배경으로 서 있는 사진이었다. 눈동자가 용맹스럽게 빛나고 두려움이 없는 표정들.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것이다. 세명 중 한명은 한국에,그가 찾은 유엔기념공원에 묻혔다.
친지들과 친척들은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채 돌아온 삼촌을 코리안이라고 불렀다. 삼촌은 이미 고인이 됐다. 지난 5일 찾은 유엔기념공원에서 관리처직원은 "터키인들은 VIP"라고 귀띔했다.
"실크로드 원정을 하면서 여러 차례 취재한 중앙아시아,유럽,중국에서는 더 이상 신선한 자극을 느끼지 못했다"는 아스치 씨는 한국에서 최소한 1년쯤 작업을 한 후 사진 전시회를 열고 사진집도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크로드 원정이 삶과 사진에 어떤 영향을 미쳤냐고 묻자 그는 "자유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저널리스트로서 이란·이라크전 등 세계의 분쟁 현장을 찾아 사진을 찍던 데서 방향을 전환해 예술가로서 자신만의 사진을 찍게 됐다는 것.
최근 3년간은 자신의 도시 이스탄불의 풍경,사람을 찍었고 사진집과 전시회도 가졌다. 이제 그는 한국을 담고자 한다.
자갈치 시장을 둘러보고 카메라에 담은 아스치 씨는 "활력과 여유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내후년께면 '터키 사진작가의 감성으로 바라본 한국'의 모습을 사진집과 전시회를 통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배재정기자 doublej@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