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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유엔기념공원과 관련한 신문, 잡지 등의 "언론 보도기사 모음" 입니다.

2006.06.24 부산일보/'그대 잃고 정처없이 헤매다 사랑으로 보듬을 영령 만났소'

'그대 잃고 정처없이 헤매다 사랑으로 보듬을 영령 만났소'

부산 원로작곡가 정원상씨
'유엔전몰장병 추모음악회' 26일 문화회관



몇년 전만 해도 부산의 원로 작곡가 정원상(81)씨의 마음에 유엔기념공원은 없었다. 그런 그가 유엔공원에 잠든 넋을 기리기 위해 '유엔전몰장병 추모음악회'를 연다.
?font color=red>유엔공원바로 맞은편의 부산문화회관 소극장이 음악회의 무대다. 오는 26일 오후 7시30분이면 그가 빚은 소리들이 고즈넉한 유엔공원을 향해 울려퍼진다.
작곡가는 2년 전 부인을 하늘로 떠나보냈다. 50년 넘게 함께 살아온 부인의 부재는 그에게 감당하기 힘든 슬픔을 안겼다. 작곡가는 아내를 그리며 나날이 눈물을 삼켰다.
슬픔에 목메어 널브러져 있을 즈음 그는 50년 만에 유엔공원에 묻힌 남편 옆에 나란히 눕게 된 영국군 부인의 소식을 들었다. 6·25전쟁 전사자인 영국군 J T 헤론과 그의 부인 엘렌 헤론의 이야기였다. 엘렌은 총탄에 스러져 이역에 묻힌 남편을 그리워하며 반세기를 홀로 지내다 2001년 86세의 나이로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숨진 그녀는 말없이 남편의 곁을 찾아와 흙더미 아래 함께 누웠다. 세상을 뜬 뒤 부부는 비로소 하나가 됐다.
이야기를 듣고 작곡가는 무작정 유엔공원으로 내달렸다. 헤매고 헤매다 마침내 헤론 부부의 묘역을 찾아냈다. '영원히 함께 안식을(Resting together forever)'. 비석에 새겨진 글을 확인하자 그는 갑자기 정신이 아찔해졌다. "애타는 세월의 강을 헤쳐온 헤론 부부의 영혼이 제 아내의 영혼인 듯,또 제 영혼인 듯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 유엔공원을 거처로 삼아 쉬고 있는 모든 이의 영령이 아내의 혼령 같았다. 아내의 흔적을 찾아 떠도는 자신의 영혼 같았다. 푸른 묘역 전체가 사랑하는 부인과 같았다. "아내의 죽음을 체험하고 나니 비로소 이별의 진실된 감정을 알겠더군요. 유엔공원에 잠든 수많은 아들,남편 하나하나가 소중한 사연과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유엔공원의 저 수많은 영령들에게 사랑을 보내고 싶었다. 타국에서 산화한 이들에게 추모의 노래를 바치고 싶었다. 여태 꽃같은 영령들을 기리는 음악회 한번 없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이해인 수녀를 비롯해 양원식 차한수 정선기 등 부산의 시인들에게 그는 유엔공원의 넋들을 추도하고 달래는 시를 부탁했다. 1년 반 동안 혼신의 힘을 바쳐 추모 성악곡을 만들었다.
'UN묘지'(양원식 시),'꽃노을 지는 UN묘지'(박옥위 시),'UN공원'(이해인 시),'님의 노래'(차한수 시),'자유를 지킨 UN묘지'(정선기 시). 이 다섯 곡이다.
추모음악회는 홀리중창단과 소프라노 신정순 김미성,메조소프라노 조현주,테너 한남식 김진영,바리톤 고봉수,바이올린 정혜영 등이 함께 꾸민다. 016-9797-3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