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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7 연합뉴스/영국군 한국전 참전용사 "자유는 싸워서 얻는 것"

영국군 한국전 참전용사 "자유는 싸워서 얻는 것"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자유는 그저 주어지는 게 아닙니다. 자유를 원한다면 그것을 위해 싸워야 합니다."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일환으로 참전했다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땅을 다시 밟은 영국군 노병(老兵) 잭 스튜트(77) 옹(翁).
그는 자유는 싸워서 쟁취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6.25 전쟁 참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스튜트 옹은 대한민국재향군인회의 해외 참전용사 초청과 국가보훈처의 후원으로 동료 참전용사 41명과 함께 1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방한했다.

16일 오후 서울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만난 스튜트 옹은 "6.25전쟁 당시 한국은 전쟁의 참화로 폐허나 다름이 없었다"며 "다시 찾은 21세기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우뚝 선 국가가 됐다"며 한국의 발전상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가 소속된 영국군 보병부대 제24여단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0월 초께 홍콩을 거쳐 부산에 긴급 투입됐다.

영국군 24여단은 그 한 달 전인 9월15일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에 힘입어 10월 중순께 평양 이북까지 진격했지만 이듬해 초 중공군의 개입으로 후퇴를 거듭, 경기도 가평까지 내려왔다 38선 부근까지 다시 북진하는 등 북한군과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당초 800여 명에 이르던 동료 대원들 가운데 29명이 사망하고 127명이 부상했다.

정전 직후인 1954년 유엔군의 일환으로 3.8선 일대에서 공병으로서 영국 전투부대를 지원한 로버트 제니언스(71) 옹도 3.8선이라고 새긴 표석 위에 앉아 찍은 빛바랜 사진을 꺼내들고 당시를 회고했다. 또 북한군이 1950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항공기로 3.8선 일대에 뿌린 삐라 2장도 눈길을 끌었다. 제니언스 옹이 보여준 삐라에는 "영국군은 미군의 전쟁에 참여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었다.

전역 후 영국 리버풀에서 조선업에 종사했던 그는 "한때는 리버풀 지역이 조선업으로 유명했지만 이제는 한국이 발주되는 선박의 대부분을 가져 간다"며 "한국을 다시 찾아 보니 영국보다 한국이 더 발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참전용사는 이날 오후 주한 영국대사관의 주관으로 한국에 거주하는 영국 청소년들과의 만남을 위해 대사관을 찾았다.

서울 연희동 서울외국인학교에 다니는 영국인 중3 학생 7명이 유엔을 주제로 한 `신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6.25전에 유엔군으로 참전한 영국군 노병들을 취재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이들 노병은 손자뻘 되는 10대 중반의 어린 학생들에게 몸짓을 섞어가며 당시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알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노병들의 얘기를 수첩에 꼼꼼히 기록한 학생들은 참전용사들의 얘기를 학교 신문에 소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42명의 영국군 참전용사는 재향군인회의 `해외 참전용사 초청행사'의 일환으로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참전용사 58명과 함께 방한했다. 이들 참전용사 가운데 캐나다 참전용사 출신 레오 조셉씨는 호흡곤란 등 건강이 불안정한 상태에서도 "이번에 한국에 오지 못하면 앞으로 기회가 없을 것 같다"며 산소호흡기를 소지한 채 방한 길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조셉씨에게는 방한 기간 의료진이 상시 대기한다. 박세직 향군회장은 오는 17일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에서 이들 참전용사를 위한 만찬을 주재할 예정이다. 이들 참전용사는 국립묘지 참배.전쟁기념관 관람(17일), 판문점 및 전방관측소 견학(18일), 부산 UN기념공원 참배(19일), 영국군 및 영연방국이 참전한 가평전투 기념식 참석(20일), 파주 설마리 전투 기념식 참석(21일)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22일 출국할 예정이다.
lkw777@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